2025. 7. 9. 23:41ㆍ게임 개발 공부 기록/게임을 만들고 싶은 이유
어제 자주 사용하는 STL 컨테이너의 한 종류인 vector를 처음 배웠다. STL 자체가 자료구조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반복자라는 처음 보는 개념과 문법 등이 등장하는데, 거기에 반복문이나 2차원 배열, 포인터, 템플릿 등 기존 문법들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막막해서 가슴이 답답했다. 한숨이 푹푹 나왔다.
그렇게 어제 vector에 대한 핵심 개념 정도만 배운 상태로 오늘 활용 과제를 풀어보는데 첫 시작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vector의 가장 기본적인 용도는 가변적인 배열이라고 배워서 기존의 배열들을 대체해보는 식으로 접근해보았는데, 내가 풀어야 할 과제는 구조체 배열을 다뤄야했다. 당장 vector를 사용해 입력 출력 등도 버거웠는데 구조체에는 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열심히 검색해보고 정 모르겠는 부분은 gpt한테도 물어보면서 끙끙댔다.
그렇게 차근차근 vector의 사용법이나 멤버 함수 등에 익숙해지다가 과제를 푸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는데, 이 때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경험을 했다. 갑자기 엄청난 집중력이 느껴지면서 해결해야할 기능에 온전히 몰입하게 되면서 쾌감을 느꼈다.
정확하게 쾌감이었다. 단순히 기분이 좋거나 막히던 부분이 풀려서 시원한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나도 무슨 상황인지 너무 의아했다. 지금까지 코딩을 하다가 시원스런 기분을 느꼈던 적이나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게임과 관련된 부분이 나오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그런 적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 어떤 것도 해당이 되지 않았다.
게임과 전혀 관련없는 기본적인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의 구조를 짜고 있는 중이였고, 해결이 안 되던 부분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코드를 작성해 해결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평소처럼 공부를 하다가, 그것도 어제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 와서 답답했던 주제를 가지고 코드를 치는데 쾌감을 느꼈다. 진짜 이상했다.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내가 공부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상상도 해본 적 없다. 그것도 어려운 문제를 풀어냈다거나 무엇인가 완성되는 순간이라거나 하는 결과에서 만족감을 느낀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과정 중에 쾌감이 느껴질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다. 이런건 엄청 명문대 다니는 애들이나 느끼는거 아니었나?
유튜브나 자기계발 관련 책에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과정을 즐겨라라는 말이었는데, 솔직히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직접 몸으로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껴보고 나니 이런 이야기들이 허구가 아니었구나 믿게 되었다. 아직 실력이 햇병아리 수준이고 갈길이 구만리 남은 것도 그대로이지만, 삶에서 처음으로 겪는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는게 너무 고무적이다. 절대로 놓치지 않고 이어갈 수 있도록 매일 오늘을 떠올리며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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